화마가 경북
화마가 경북 안동시 길안면 구수리 사과 저장창고를 할퀴고 지나간 지 1주일이 지났지만 연기가 계속 피어오르고 있다.(재판매 및 DB 금지) 2025.3.30/뉴스1 (안동=뉴스1) 김종엽 기자 = 30일 오후 2시 경북 안동시 길안면 구수리 입구. 대형 사과 저장 창고의 철재 벽체가 엿가락처럼 휘어져 폭삭 내려앉아 있었다.지난 22일 시작된 의성발(發) 산불이 저장 창고를 덮친 것은 24일이지만 무너진 자잿더미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는 일주일째 계속되고 있었으며, 바로 옆 검게 그을린 지게차는 화마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수천평의 과수원에 검게 탄 사과나무를 둘러보고 있던 한 농민은 "상처 난 농심(農心)을 건드리지 마시고 그냥 가시죠"라며 "현장을 전해 주는 것도 좋지만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을 때까지 그냥 지켜봐 주는 게 도움이 된다"면서 냉담하게 돌아섰다.드론으로 이 지역 피해 현장을 촬영하고 있던 한 기관 관계자는 "구수리와 대곡리 등 이 일대 사과 과수원의 피해가 심해 농민들이 많이 예민해져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지난 22일 의성에서 발화한 '괴물 산불'이 할퀴고 지나간 뒤 모습은 처참했다. 피해 규모를 가늠조차 할 수 없는 가운데 수년에서 수십년동안 가꿔온 사과나무를 하루아침에 베어내야 하는 사연을 들어보면 안타깝다.2020년 대출금을 포함해 3억 원을 들고 귀농해 6000평(1만9800여㎡)의 과수원에 사과나무 4500그루를 심었다는 A 씨(64)는 "사과는 심은 후 5년째부터 제대로 돤 상품을 수확할 수 있다"며 "지난 4년 동안 과수원 운영으로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올해부터 거둬들일 수익을 생각해 참고 견뎠다"며 "기대감이 높아 이달 초부터 가지치기를 시작했는데 마무리 단계에서 화마가 모든 것을 앗아갔다"고 한 숨을 내쉬었다. 경북 안동시 길안면 구수리 한 과수원의 사과나무와 지게차가 검게 그을린 채 서 있다.(재판매 및 DB 금지) 2025.3.30/뉴스1 바로 옆 동네에서 40년 동안 사과를 재배해 왔다는 B 씨(75·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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