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122일 동안 이어진 내란불면증을 끝낸 한마디에 광장은 환호로 가득 찼다. 계엄의 밤, 시민들은 맨몸으로 뛰쳐나가 계엄군의 총에 맞섰다. 주말마다 광장에 나와 탄핵을 목놓아 외치며 응원봉을 손에 쥐었다. 얇은 은박지를 몸에 두르고 혹한의 밤을 지새운 끝에 ‘다시 만난 세계’를 마주할 수 있었다.윤 전 대통령 파면 사흘째인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 관저 인근에는 아직 긴장감이 흘렀다. 여전히 경찰 방호벽과 집회 통제선이 설치돼 있었고, 경비인력들은 삼엄하게 경비를 섰다. 탄핵 찬반 집회는 사라졌지만, 거리 곳곳에는 분열의 흔적이 남았다. 관저 인근 지하철역에는 ‘윤석열 탄핵 반대’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었고, 육교와 버스정류장에는 ‘STOP THE STEAL’ 스티커가 부착돼 있었다.경찰 방호벽에는 윤 전 대통령의 탄핵과 체포를 촉구하는 스티커의 흔적이 여전했다. 찢긴 스티커들 속 온전한 단어는 ‘수괴’뿐이었다. 뷰파인더로 스티커를 바라보자 ‘계엄·포고령·내란 수괴’ 등 122일 동안 일상을 채웠던 낯선 단어들이 떠올랐다. 간절함을 담아 셔터를 눌렀다. ‘다시는 이런 단어들을 일상에서 마주하지 않기를…’사진·글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배터리에 전력 저장해 필요시 자원화하는 에너지 순환체계과기부 공모 선정돼 2026년까지 29억5천만원 투입해 추진 전기차 충전기 [헤럴드경제(전남)=김경민기자]전라남도가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 배터리에 전력을 저장하고 필요시 자원으로 활용해 에너지 순환체계를 구축하는 ‘친환경 자동차 기반 넷제로 시티(Net Zero City) 실증사업’에 온힘을 쏟고 있다.전남은 전국에서 태양광과 풍력을 중심으로 가장 많은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있으며, 생산량 기준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자연조건에 따른 전력 생산량의 변동성, 공급 과잉 및 부족 현상 등 전력 관리의 어려움이 꾸준히 지적됐다.이에 전남도는 신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기를 기반으로, 전기차를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이동형 에너지 저장장치(ESS)로 활용하는 친환경 자동차 기반 넷제로 시티 실증사업을 지난해 4월부터 추진 중이다.사업은 2024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모사업에 선정된 과제로, 2026년까지 3년 동안 총사업비 29억 5천만 원(국비·지방비 각 13억 5천만 원·민간 2억 5천만 원)이 투입된다.넷제로 시티 실증사업은 전기차 배터리에 전력을 저장하고, 필요시 건물이나 시설에 재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 자원으로 활용하는 효율적 에너지 순환체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사업의 핵심은 전기차와 전력망 간 양방향 에너지 전송을 가능하게 하는 ‘V2G(Vehicle to Grid)’ 기술을 활용해 전기차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를 시설로 공급하는 것이다.전남도는 이를 통해 전기요금 절감 효과와 운영 경제성을 검증하고, 실질적 수익 모델을 도출한다는 목표다.전기차 소유자는 충전 후 남는 전력을 판매함으로써 차량 유지비를 절감할 수 있고, 건물 운영자는 보다 저렴한 전력을 공급받아 전기요금을 절감할 수 있다. 재난 등 비상 상황에서 전력 공급이 중단되면 전기차가 안정적인 전력 공급원으로 기능하며, 전력망 안정성 강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전남도는 지난해 4월 원활한 사업 수행을 위해 정보통신산업진흥원